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일 잘하는 사람의 공통점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일을 잘한다’는 말의 의미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맡은 일을 빨리 처리하고 전문지식이 많은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전산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서버,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 네트워크 같은 기술적인 문제를 얼마나 빠르게 해결하느냐가 실력이라고 생각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수많은 장애를 처리하고, 시스템을 개발하고, 여러 부서의 요청을 받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직장에서 정말 일을 잘하는 사람은 단순히 업무 속도가 빠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ALT: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며 업무 내용을 노트에 기록하는 경력 직장인
1. 일을 잘하는 사람은 반드시 기록을 남긴다
직장생활 초반에는 저도 제 기억력을 많이 믿었습니다.
서버에서 어떤 설정을 변경했는지, 프로그램의 어느 부분을 수정했는지, 담당자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머릿속으로 기억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업무가 많지 않을 때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담당하는 시스템과 업무가 늘어나면서 이런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몇 달 전에 해결했던 문제가 다시 발생했는데 당시 어떻게 처리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의 특정 부분을 수정했다는 사실은 기억나는데 왜 그렇게 수정했는지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부터 중요한 작업에는 가능한 한 기록을 남기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기록은 미래의 나를 위한 업무 매뉴얼이다
사람의 기억은 생각보다 정확하지 않습니다.
특히 전산 업무에서는 작은 설정 하나가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작업 당시에는 사소해 보였던 내용도 몇 달 뒤 장애가 발생하면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중요한 작업을 할 때 다음 내용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 무엇을 변경했는가
- 왜 변경했는가
- 변경 전에는 어떤 상태였는가
- 작업 후 무엇을 확인했는가
-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원상복구할 것인가
이 정도만 남겨도 비슷한 문제가 다시 발생했을 때 처음부터 조사할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기록하는 데 사용한 몇 분이 몇 달 뒤 몇 시간의 업무를 줄여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년 넘게 일하면서 느낀 첫 번째 업무 습관은 이것입니다.
기억력이 좋은 사람보다 기록을 잘하는 사람이 결국 더 빠르게 일합니다.
2.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수정하지 않는다
전산 업무를 하다 보면 급하게 처리해 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습니다.
“로그인이 안 됩니다.”
“자료가 조회되지 않습니다.”
“조금 전까지 됐는데 갑자기 프로그램이 안 됩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당장 업무를 해야 하니 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담당자 역시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습니다.
저 역시 예전에는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빨리 고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오히려 문제가 클수록 바로 수정하지 않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원인을 확인하지 않은 수정은 더 큰 문제를 만들 수 있다
프로그램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서 프로그램 자체가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데이터가 잘못됐을 수도 있고 네트워크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서버 설정이 원인일 수도 있고 사용 방법이나 입력값이 문제인 경우도 있습니다.
원인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프로그램부터 수정하면 정상적으로 동작하던 다른 기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문제가 발생하면 먼저 현재 상태를 확인합니다.
언제부터 문제가 발생했는지, 모든 사람에게 발생하는지 특정 사용자에게만 발생하는지, 정상적인 경우와 무엇이 다른지 확인합니다. 필요한 경우 로그와 데이터도 살펴봅니다.
그런 다음 실제로 수정이 필요한지를 판단합니다.
이 원칙은 전산 업무에만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직장생활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바로 행동하는 사람보다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하는 사람이 오히려 실수를 적게 합니다.
3. 일을 잘하는 사람은 기한을 관리한다
직장에서는 혼자 하는 일보다 다른 사람의 업무와 연결된 일이 많습니다.
내가 하루 늦게 처리한 업무 때문에 다른 부서의 업무가 하루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내가 제출하지 않은 자료 때문에 누군가는 보고서를 완성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직장생활을 오래 할수록 업무의 난이도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이 기한입니다.
기한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일을 머릿속으로 관리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업무가 들어오면 중요도와 마감일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중요하고 급한 일, 다른 업무가 완료되어야 시작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면 업무 순서를 결정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특히 마감일 당일에 업무를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 가능한 한 그보다 먼저 완료하고 검토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직장에서는 일을 많이 하는 것보다 약속한 시점에 필요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신뢰와 연결됩니다.
4. 혼자 해결하는 능력보다 설명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직장생활 초반에는 혼자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면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경력이 쌓이면서 혼자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왜 문제가 발생했는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야 하고, 어떤 조치를 했는지 보고해야 하며, 앞으로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도 이야기해야 합니다.
특히 기술 업무에서는 이 능력이 중요합니다.
전문적인 오류 메시지나 기술 용어를 그대로 전달한다고 해서 좋은 보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알고 싶은 것은 대개 조금 다릅니다.
현재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가, 업무에 어떤 영향이 있는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언제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무엇을 할 것인가.
기술적인 내용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것도 중요한 업무 능력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ALT: 20년 이상 직장 경험으로 정리한 일 잘하는 사람의 업무 습관
5.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이 계속 성장한다
20년 넘게 한 분야에서 일했다고 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래 일할수록 새롭게 배워야 하는 것이 계속 생긴다는 것을 느낍니다.
제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사용했던 기술과 지금 사용하는 기술은 상당히 다릅니다. 서버 환경도 변했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도 달라졌습니다.
최근에는 AI까지 업무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전의 경험만 가지고 새로운 기술을 판단했다면 지금의 변화를 따라가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경력이 공부를 멈춰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제가 가장 경계하게 된 생각 중 하나가 “이 정도는 내가 다 안다”라는 생각입니다.
경험은 분명 큰 자산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경험이 항상 현재의 정답인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다가 모르는 용어가 나오면 다시 찾아봅니다. 예전에 사용하던 방법보다 좋은 방법이 등장했는지도 비교합니다. 필요하다면 경력이 짧은 사람에게도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AI를 업무에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이 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오랜 경험과 새로운 기술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경험에 새로운 도구를 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결국 오래 남는 것은 업무에 대한 신뢰다
직장생활을 오래 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결국 신뢰입니다.
엄청난 능력이 있어야만 신뢰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약속한 일을 처리하고, 모르는 것은 확인한 뒤 답하고, 문제가 생기면 숨기지 않고 상황을 공유하는 것에서 신뢰가 시작됩니다.
저 역시 20년 넘게 일하면서 모든 업무를 완벽하게 처리했던 것은 아닙니다.
실수한 적도 있었고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한 적도 많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발생한 다음이었습니다.
원인을 확인하고, 해결 방법을 찾고, 처리 결과를 공유하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기록합니다.
이런 과정이 하나씩 쌓이면서 경험이 되고 그 경험이 결국 업무에 대한 신뢰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20년 넘게 일했지만 지금도 배우는 중이다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했다고 해서 직장생활의 정답을 모두 알게 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전보다 분명하게 알게 된 것들은 있습니다.
빠르게 처리하는 것보다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억하는 것보다 기록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손대기보다 먼저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내가 아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만큼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경력이 오래될수록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을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돌이켜보면 특별한 비법이라기보다 이런 작은 습관들이 하나씩 쌓여 지금의 업무 방식이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직장생활 연고수 365에서는 제가 오랜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접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 기록 방법, 보고서 작성, 상사와 동료에게 보고하는 방법, 업무 실수를 줄이는 방법, 직장인의 AI 활용 등 실제 직장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을 하나씩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오랜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경험이 이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실수를 조금 줄여주고, 이미 오랫동안 일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업무 방식을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