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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메모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의 내용은 수첩에, 급한 요청은 메신저에, 참고 자료는 바탕화면 파일에, 아이디어는 휴대폰 메모 앱에 남아 있습니다. 막상 필요할 때는 어디에 적었는지부터 찾아야 합니다.
옵시디언은 이런 메모를 한곳에 모으는 데 쓸 만한 노트 앱입니다. 다만 처음 설치하면 빈 화면만 있어서, 무엇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습니다.
업무용으로 쓸 때는 기능을 많이 알기보다 처음 구조를 단순하게 잡는 것이 오래 쓰는 데 더 중요합니다.
옵시디언이 업무 노트로 괜찮은 이유
옵시디언의 가장 큰 특징은 노트가 내 컴퓨터 폴더 안에 마크다운 파일로 저장된다는 점입니다. 마크다운은 제목, 목록, 굵게 같은 서식을 간단한 기호로 표시하는 텍스트 형식입니다.
이게 업무용으로 의미가 있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 파일이 내 폴더에 남기 때문에 앱에 문제가 생겨도 메모장으로 열어볼 수 있습니다.
- 폴더째로 백업하거나 Git 같은 도구로 이력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 인터넷이 안 되는 환경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작업 기록을 서비스 안에만 두었다가 잃어버린 경험을 ChatGPT 대화가 사라진 뒤 생긴 기록 습관 글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옵시디언을 기록 보관소로 쓰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라이선스 조건은 바뀔 수 있으니 회사에서 쓰기 전에 옵시디언 공식 사이트의 라이선스 안내를 한 번 확인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처음 폴더는 다섯 개면 충분하다
옵시디언에서는 노트를 모아 두는 최상위 폴더를 보관소(Vault)라고 부릅니다. 보관소 안의 폴더 구조를 처음부터 촘촘하게 나누면, 메모 하나 쓸 때마다 어디에 넣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업무용이라면 이 정도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 폴더 | 넣는 것 |
| 00 받은 메모 | 분류하기 전의 모든 메모 |
| 10 업무 | 업무·프로젝트별 하위 폴더 |
| 20 회의 | 회의록 |
| 30 일일 노트 | 날짜별 업무 일지 |
| 90 템플릿 | 반복해서 쓰는 양식 |
앞에 숫자를 붙이면 폴더가 항상 같은 순서로 정렬됩니다. 00 받은 메모가 가장 중요합니다. 급할 때는 일단 여기에 적고, 하루나 일주일에 한 번 제자리로 옮기면 됩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분류하려고 하면 메모 자체를 미루게 됩니다.

일일 노트: 하루 업무를 한 파일에 남긴다
옵시디언에는 일일 노트(Daily notes)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 있습니다. 설정의 코어 플러그인에서 켜면, 버튼 하나로 오늘 날짜 이름의 노트가 만들어집니다.
설정할 때는 세 가지만 정하면 됩니다.
- 날짜 형식: YYYY-MM-DD처럼 정렬하기 쉬운 형식
- 새 파일 위치: 30 일일 노트
- 템플릿 파일 위치: 90 템플릿 폴더의 일일 노트 양식
일일 노트 양식은 복잡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를 들면 이 정도입니다.
## 오늘 할 일
- [ ]
## 진행 중인 업무
- 업무명: 현재 단계 / 다음 할 일
## 받은 요청
- 요청자 / 내용 / 기한
## 메모
진행 중인 업무 칸이 특히 쓸모가 있습니다. 여러 업무를 동시에 하다 보면 각각 어디까지 했는지 헷갈리는데, 퇴근 전에 한 줄씩만 적어 두면 다음 날 이어서 시작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템플릿과 링크로 반복 작업을 줄인다
템플릿(Templates) 기능도 코어 플러그인으로 들어 있습니다. 템플릿 폴더를 지정해 두면, 회의록이나 주간 보고처럼 자주 쓰는 양식을 명령 한 번으로 불러올 수 있습니다. 회의록에 어떤 항목을 넣으면 좋은지는 회의록 작성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옵시디언에서 자주 언급되는 기능이 링크입니다. 노트 안에서 대괄호 두 개로 다른 노트 이름을 감싸면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회의록에 [[결재 시스템 개선]]이라고 쓰면, 해당 업무 노트로 바로 이동할 수 있고, 업무 노트에서는 어떤 회의에서 언급됐는지 역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링크를 촘촘하게 걸 필요는 없습니다. 업무명과 사람 이름 정도만 링크로 걸어도, 나중에 "이 업무 관련해서 어떤 회의를 했었지?"를 찾을 때 검색보다 빠릅니다.
일주일에 한 번, 10분만 정리한다
노트 앱을 쓰다 그만두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메모는 계속 쌓이는데 정리를 안 하니, 어느 순간 찾기 어려워지고 손이 안 가게 됩니다.
그래서 금요일 오후나 월요일 아침처럼 시간을 정해 두고 10분 정도만 정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 00 받은 메모에 쌓인 노트를 업무·회의 폴더로 옮긴다
- 일일 노트의 "진행 중인 업무"를 훑어보고 끝난 업무를 표시한다
- 다음 주에 이어서 할 일을 새 일일 노트에 미리 적어 둔다
이 세 가지만 해도 보관소가 크게 어지러워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모아 둔 내용은 주간 업무보고를 쓸 때 그대로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회사 자료를 다룰 때 조심할 점
업무 노트에는 회사 정보가 들어갑니다. 편리함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동기화 위치를 확인한다. 보관소 폴더를 개인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두면 회사 자료가 개인 계정으로 나가게 됩니다. 회사에서 허용한 저장 위치인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민감정보는 적지 않는다. 비밀번호, 서버 접속 정보, 고객 개인정보는 노트에 남기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필요하다면 회사가 제공하는 보안 도구를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커뮤니티 플러그인은 신중하게 설치한다. 옵시디언에는 외부 개발자가 만든 플러그인이 많습니다. 기능은 편리하지만 노트 파일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 보관소에는 꼭 필요한 것만 설치하는 편이 좋습니다. 코어 플러그인만으로도 위에서 설명한 기능은 모두 쓸 수 있습니다.
옵시디언은 기능을 파고들면 끝이 없는 도구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업무용으로는 폴더 다섯 개, 일일 노트, 템플릿 두세 개 정도로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일주일쯤 써 보면 어떤 폴더를 거의 안 쓰는지, 어떤 양식이 더 필요한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구조는 그때 고쳐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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